감동적이지도 명작도 아니지만 잊을 수 없는 영화들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영화 한 두편씩은 있을 텐데요. 

제가 이 두영화를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영화가 아주 훌룡하거나 감동적이거나
내용이 잊혀지지 않을 만큼 좋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랍니다.
내가 두 편의 영화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과 관계가 있어요.
한국에눅서 살면서 영화를 볼때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
외국영화는 친절히 자막이 깔리고. 집에서 볼때는 더빙이 되어 있기도 했던.
이 두가지가 없는 외국 영화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큰아이하고 영화를 보러 갔어요.
정말 아무생각 없이...
제가 사는 동네엔 작은 극장이 있는데 화요일은 무조건 50% 할인 이거든요.

이날 보러 간 영화는
데드폴.
이 영화를 시작되면서부터 최대한 화면을 열심히 봤어요. 거기 나오는
배우들의 표정. 손짓과 몸짓을 보면서 무슨 내용인지 눈치로 때려 맞춰라도 보려구요.
진짜 말하는 대사는 뭔소리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대충 눈치로 본 내용은 주인공이 어디가 아픈데 심각한 병인거 같았어요.
근데 나쁜놈들이 임상실험 하는거에 이 남자를 이용했는데
이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이 생긴거죠.
뭐 지구를 구하는 슈퍼히어로는 아닌거 같고 그냥 특별한 힘을 가진 주인공인데
좀 엉뚱하고 겁나 욕 잘하는. 뭐 그런?

그렇게 정리하면서 보고 있는데 문제는 대사들이에요. 별다른 행동들을
안하면서 대사들만 속사포로 막 얘기하는데 주변에서 다 웃더라구요.
종종 엄청들 크게 웃어요.
그래서 나도 따라서 막 웃었어요. 막 크게 어깨도 들썩이면서...
그게 나만 안 웃으면 너무 티나서.
진짜 누가봐도 영어도 안되는데 영화보러 왔구나 느껴질만큼
저 혼자 안 웃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같이 웃고 있자니 울 큰애가 묻더라구요.
'엄마 무슨말인지 이해해?'라고.
그래서 제가 웃으며 대답했어요.
'아니. 그냥 따라 웃는거야.'

아. 진짜

영화보는거 좋아하는데
보는내내 넘 힘들었네요.
억지로 웃느라 광대가 승천했어요.
영화 보는 내내 공부해야지 나가면 바로 공부해야지. 했는데...
아직도 안하고 있네요.
이젠 그냥 극장을 안가요.
집에서 인터넷으로 보네요.
자막이 나와서 넘 편해요.

 이 주토피아도 마찬가지였어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보고싶어 갔는데
역숴. 역쉬.
못 알아듣겠더라구요.
이 영화는 나중에 더빙으로 다시 봤어요.
내가 대충 눈치로 때려 맞춘 내용과 비슷하더라구요.

 근데 제 진심은 저도 자막 없이 영화 보고 싶어요..
내년엔 도전 좀 해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