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내준 특별한 숙제

우리 동네에는 중고등학교가 같이 있는
그랜트 파크 하이스쿨(Grant Park High School)이라는 학교가 있어요.
학교 규모가 꽤 커서 학생들이 많은 편이에요.
이 학교는 뮤지컬과 연극, 그리고 밴드, 각종 스포츠등아이들이 재능을 살릴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럽 활동들이 있답니다.
이 학교에서 여름에 아이들에게 조금 특별한 과제를 내 주었는데요.
학교 주변에 입체 그림을 그리는 과제였어요.

아이들이 숙제 마쳤다고 부모님들 오셔서 보라고 해서 저도 낮에 시간을 내서 갔는데 진짜 신기했어요.
숙제를 보러 오라고 하는 게 신기했던게 아니라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숙제.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면서 마무리한 숙제를 해 두었더라구요.
전문가들이 아닌 학생들의 수준이라 고퀄리티의 작품들은 아니지만 재미있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좋은 그런 그림들도 있었어요. 
사진들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 가까이에서 보면 그래도 입체 효과들은 얼추 나더라구요. 
아이들이 이 그림들을 그리면서
고생들 꽤 했겠다 싶었어요.

숙제를 마친 아이들도 여기저기서 사진들 찍고
모여서 얘기들도 하고 구경오신 부모님들도 사진 찍고아이들과 그림 얘기들도 하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았어요.

그림을 구경하다가 문득 이 그림들은
어떻게 지우나싶더라구요.
애들에게 물어보니 수채물감으로 그린거라
물로 쉽게 지워지는데 그건 학교에서
며칠 있다 치운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틀후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그림들이 다 지워졌어요.
이 학교길을 매일 지나다니는데
내가 괜히 아쉽더라구요.
애들이 신나하면서 오랜시간 공들여 그린 그림들이었는데...
앞으로 이런 이벤트 같은 숙제를 내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하는 
시대에 손으로 작업하는 것을 경험 해 볼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이곳 위니펙은 유난히 벽화가 많기로도 유명한데
이런 자유로운 그림 그리기들이 영향도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